L사가 휴대폰에서 손을 뗀다고 한다.

 

피쳐폰 시절부터 L사의 휴대폰을 쓴 사람이라 천지인 보다 ez한글(나랏글)이 더 편했고, 아카페라 모닝콜을 싫어함은 물론이요. 스마트폰도 L사의 휴대폰을 쓰다보니, 스스로 완성시켜가는 휴대폰 답게 geek 하게 썼던것 같다.

 

언젠가, 부모님이 휴대폰 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하시면서 나한테 하소연을 하기시에..

 "항상 투덜거리면서 휴대폰 그거 밖에가서 덤탱이 쓰지말고 자식이 알아서 구해올테니 약정일이나 알려주시오"

 라고 말한걸 기점으로 한 8년째? 부모님 휴대폰도 2년마다 한번씩 바꿔드리고 있는데 (돈도 일부 내가 낸다 이건 장하다)

 어찌보면 불효도인게 부모님폰도 언제나 항상 L사의 휴대폰으로 해드렸다.

 누군가가 보면 아니 왜 부모님께 L사 폰인가요! 라고 이상한 눈으로 말하겠으나, 어쩌겠는가 아들이 L사폰을 사서 쓰는것을.

 

 아마 이번 L사폰이 마지막 폰일 것이다. 왜냐면 더이상 안나오는데 2020년 폰을 2022년에 해드릴 순 없는 노릇일테니. 다음엔 분명 제일 잘나가는 S사 폰으로 해드리겠지.... 마음엔 안들지만 말이다. 시원섭섭하다. 내 폰도 아마 마지막 L사폰일 것 같은데 뭔가 좀 아쉽다. 이제 좀 쓸만해지는데~~~ 하니까 멈추니 마치 결승선 앞에 두고 넘어진 1등으로 달리던 선수 같다....랄까?

 

 L사의 폰은 만들다 만 휴대폰이라던가, 뭔가 빼먹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몹쓸놈 이라기 보단 좋아하지만 안좋아하는 것처럼 여자아이에게 장난 치는 까까머리 소년 마냥 처럼 있긴 있는데 알아서 찾아써.... 그것도 딱히 너를 위해 만들어 놓은건 아니야. 라고 쓰여있는 그런. 그런 느낌으로 쓰는 재미가 있었다. 문제는 그놈의 경쟁사 따라하기 때문에 뱁새가 황새 따라하다가 다리 찢어졌는데 다리를 치료하고 L사만의 향기로 채우기 보단 야 기왕 찢어진거 황새처럼 날아봐! 라고 하는 바람에 이꼴이 났다고 보지만...

 

여하튼, 영혼까지 백업해준다는 L사의 백업으로 통째로 옮겨서 넣어드리고 초콜렛원료톡도 백업해서 다기 복원하고 나니 부모님 표정도 새 폰에 대한 기대감? 이 보인다. 이때는 잘한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만 내가 도대체 무슨짓을 한것인가 싶기도 하다.

 

뭐 또 뭐 쓰다보면 야 이게 안된다 저게 안된다 그러시겠지만.... 하하하.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C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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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괭 :